△6조 달러 한일 경제연합
△500만 인재 유입 △소프트한 머니
“한일 협력은 저비용 시스템 만드는 단초”
“규제 한 번에 풀기 불가능”…지역별 정책실험실 제안

“일본과의 협력은 저비용 사회 단초”, “500만명 해외 인재 유입으로 내수·세수 확대”, “관세 파고 넘을 소프트 머니”, “전국적인 규제개혁보다, 모델 도시에 파격적인 제도혁신”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언집을 통해 3가지의 새로운 성장모델과 1가지 실행모델을 내놨다. 여기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평소 설파한 내용이 담겼다. 그의 발언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심층 연구해 제언집 형태의 책자로 펴낸 것이다. 국정기획위원회가 새정부 밑그림을 위해 경제계·국민 의견을 수렴 중인 만큼 경제계의 이번 제언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상의는 25일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를 정부와 국회, 대통령실 등에 전달하고 국정기획위원회 ‘국민소통플랫폼’을 통해 해당 내용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발간에 “어느 때보다 성장이 요구되는 시기인데 글로벌 지형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변화하고 한국경제는 그동안 항구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해 성장 제로의 우려에 직면했다”며 “새로운 정부와 함께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고 고비용을 줄일 실행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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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자는 새로운 성장모델이 필요한 이유로 ‘제조업 중심의 성장방식’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70여 년간 1만% 이상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속에서 30년간 수출규모는 5.5배 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상품 수출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국제질서 급변에 따라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조업 채산성까지 악화했다. 30년 전에는 기업이 1만 원을 팔면 830원(1995년)을 벌었는데, 이제는 320원밖에 남지 않는 구조가 되었다.
책자는 글로벌 경제연합을 제시했다. 한국경제는 그간 모든 제도와 인프라를 대한민국에서 만들어 생산하는 독립경제체제였다. 이런 방식이 속도감 있는 성장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경제 규모나 목소리가 작아 글로벌 지형변화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또한 시장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 창출이 가능해져 저비용 구조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중심·저성장 등 경제문제와 저출생·고령화 등 사회문제 등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는 일본과의 연대를 제안한다.
양국 시장을 합하면 6조 달러의 세계 4위 경제권을 형성해 규칙 제정자(Rule-setter)로의 역할 전환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무엇보다 LNG 수입 2, 3위 국이 공동 구매하면 가격협상력도 높아지는 등 저비용구조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도 짚고 있다.
500만 해외 인재 유치 제안도 눈길을 끈다. 우리 경제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 중 하나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소규모 내수인데,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로부터 고급 두뇌를 받아들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돈 버는 방식의 전환도 제안했다. 제언집은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등으로 구성되는데 한국은 그간 상품수지에 의존해 성장해 왔고 이런 방식만으로는 관세정책의 타깃이 되는 등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제언집은 일본과 영국 등은 본원소득수지와 서비스수지의 선전이 상품수지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와 본원소득 공략을 위해 K-푸드, K-컬처 등을 산업화하고 전략적 해외투자를 강화해 투자소득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푸드 그 자체의 상품수출에만 신경썼다면, 이제 K-레시피, 쿠킹클래스, 주방기구, 인테리어 등 조직적 산업화를 통해 ‘글로벌 무풍지대’를 개척하자는 제안이다.
성장모델 구현을 위한 실행모델 중 하나로 ‘메가샌드박스’를 제안했다. 제언집은 “성장모델 실행을 위한 최우선 기준은 ‘저비용’”이라며 “성장모델 구현을 위해 많은 자금과 인력이 필요하고 성과까지 시차가 존재할 텐데 단편적 접근보다는 전체적으로 한 번에 해결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위 가성비의 토털솔루션이 필요한 건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이 메가샌드박스”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