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처럼 가볍게”⋯악취도 엉킴도 없는 ‘다이슨 펜슬백’ 써보니 [ET의 가전로그]

입력 2025-06-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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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일상을 바꾸는 시대. 가전은 변화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냉장고, 세탁기 같은 생활 필수품부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신기술 제품까지, 가전은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ET의 가전로그]는 빠르게 진화하는 가전 산업의 흐름을 짚고 소비자와 업계 모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코너입니다. 주요 브랜드들의 신제품 출시 소식은 물론, 디자인과 기능, 에너지 효율성 등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소개합니다. 또한 글로벌 가전 시장의 최신 트렌드, 주목할 만한 기술 혁신,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과 사용 패턴까지 폭넓게 다룹니다. 단순한 제품 소개를 넘어 기술과 라이프스타일이 만나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다이슨 신제품 한 달 체험기
무게 1.8㎏에 두께 38㎜
가볍지만 흡입력도 뛰어나
머리카락 엉킴ㆍ악취 없어
손 대지 않고 먼지통 비우기

▲가볍고 슬림한 다이슨 ‘펜슬백’ 제품 이미지. (이수진 기자)
▲가볍고 슬림한 다이슨 ‘펜슬백’ 제품 이미지. (이수진 기자)

무겁고 선에 얽매였던 유선 청소기에서 벗어나, 무선 청소기가 이제는 청소기 시장의 기준이 됐다. 최근에는 무선 청소기 가운데서도 무게 2㎏이 채 되지 않는 초슬림 모델들이 주목받고 있다.

다이슨의 ‘펜슬백(PencilVac)’은 세계에서 가장 슬림한 무선 청소기로, 기존 청소기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머리카락 엉킴 현상을 눈에 띄게 줄인 제품이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핸디형처럼 가볍지만 흡입력은 일반 무선 청소기에 견줄 만큼이다. 부담은 줄이고 성능은 챙긴 셈이다.

겉모습은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얇디얇은 본체에, 마치 빗자루와 비슷했다. 다른 무선 청소기들은 손잡이 쪽에 모터와 먼지통을 몰아 넣는 반면, 이 제품은 지름 38㎜ 본체 안에 모터와 먼지통을 숨겨 넣었다. 미니멀리즘 그 자체다.

▲좁은 공간도 청소가 가능한 다이슨 ‘펜슬백’ 제품. 브러시 제품인 ‘콤비 크레비스 툴’을 장착했다. (이수진 기자)
▲좁은 공간도 청소가 가능한 다이슨 ‘펜슬백’ 제품. 브러시 제품인 ‘콤비 크레비스 툴’을 장착했다. (이수진 기자)

평소 사용하던 무선 청소기의 무게는 2.6㎏이다. 펜실백은 이보다 훨씬 가벼운 1.8㎏으로, 오랜 시간 청소에도 큰 부담이 없었다. 본체 전체가 가볍다보니 팔에 큰 힘을 안 줘도 슥슥 움직인다.

헤드가 양쪽으로 움직일 때도 헤드쪽 관절이 자유자재로 움직여 방향 전환이 쉽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무선청소기도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헤드 부분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때마다 들었다 놨다를 반복해야만 했다. 펜슬백은 헤드 움직임이 가볍고 방향 전환이 빨라서 좁은 가구 사이를 청소하기 수월했다.

건식 화장실 청소는 난이도가 높다. 수도관이나 물품 등을 피하다보면 손바닥보다 좁은 공간도 누벼야하고 물건도 요리조리 잘 피해야 한다. 보통의 청소기였으면 ‘우당탕탕’ 했을 일인데, 헤드가 가볍고 좁은 곳도 잘 움직이는 펜슬백으로는 매끄러웠다.

펜실백의 흡입력은 최대 55AW(에어와트)다. 최근 출시된 다이슨 DS60 피스톤 애니멀 제품의 흡입력(315AW)에 비하면 부족한 듯 보인다.

▲다이슨 ‘펜슬백’ 헤드 롤러인 ‘플러피 콘’이 머리카락을 뭉쳐서 바깥으로 내보내는 모습. 머리카락 엉킴 현상을 방지해준다. (이수진 기자)
▲다이슨 ‘펜슬백’ 헤드 롤러인 ‘플러피 콘’이 머리카락을 뭉쳐서 바깥으로 내보내는 모습. 머리카락 엉킴 현상을 방지해준다. (이수진 기자)

그런데 실제로 써보면 집안의 카펫이나 곳곳에 널브러진 충전 케이블 선을 수시로 빨아들여 오히려 흡입력이 좋다고 느꼈다.

일반 무선 청소기는 헤드 속 롤러가 이물질을 빨아들이지 못하고 뱉어내는 현상이 종종 나타나는데, 펜슬백은 그런 점이 없었다. 두께가 있는 이물질은 헤드의 롤러가 그 위로 올라가서 깔끔하게 빨아들였다.

손가락보다 작은 물건을 실수로 빨아들일 때가 있다. 이런 경우 일반적인 청소기는 전원이 스스로 꺼지고 손가락을 헤드 안으로 쑤셔 넣어서 이물질을 빼내야만 한다. 펜슬백은 달랐다. 작은 안약통을 삼켰는데 얼마 안 가 알아서 뱉어냈고 손을 쓰지 않고 편한 청소가 가능했다.

헤드 앞뒤에 탑재된 초록빛 일루미네이션 조명도 청소에 큰 도움을 준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먼지와 오염된 자국들을 비춰주는데, 이 기능은 집에 조명을 모두 끈 채로 사용하면 더 실감난다. 어제 분명히 청소했는데 거짓말처럼 더러워진 오늘의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다이슨 ‘펜슬백’ 콤비 크레비스 툴을 이용해 좁은 틈새를 청소하는 모습.  (이수진 기자)
▲다이슨 ‘펜슬백’ 콤비 크레비스 툴을 이용해 좁은 틈새를 청소하는 모습. (이수진 기자)

펜슬백의 또다른 특징은 ‘플러피 콘’이다. 머리카락이 청소기 헤드에 엉키는 것을 방지해주는 기술이다. 청소기 헤드에 탑재되는 롤러에는 길이가 긴 머리카락이 엉키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청소가 끝날 때마다 이를 가위로 끊어내는 것도 비위생적이고 불쾌한 일이다.

펜슬백에는 원뿔 형태로 생긴 플러피 콘이 4개가 탑재됐다. 원뿔 형태의 콘 브러시가 회전하면서 휘감기는 머리카락을 바깥쪽 뾰족한 부분으로 밀어낸다. 그 뭉쳐진 머리카락을 다시 빨아들이면 된다.

기존 무선청소기를 사용할 때 가장 불편했던 점은 악취였다. 아무리 먼지 통을 교체하고 필터와 본체를 청소해도 하루 이틀 사용하고 나면 불쾌한 냄새가 퍼졌다. 청소를 하는 건지, 악취를 퍼뜨리는 건지 싶은 상황이었다.

펜슬백은 약 한 달 동안 사용하면서도 단 한 번도 악취를 느껴본 적이 없다. 다이슨은 내부 먼지통이 2단계로 설계된 완전히 밀봉된 필터레이션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0.3마이크론 크기의 미세먼지를 99.9% 걸러낸다고 한다. 기존 무선 청소기는 손잡이 부근에 있는 먼지통과 필터에서 바람과 악취가 얼굴 쪽을 향하는데, 펜슬백은 청소기 바람이 허리 높이에서 나와서 얼굴로 악취 직격탄을 맞을 일이 없다.

▲다이슨 ‘펜슬백’의 먼지통을 비우는 모습. 별도의 먼지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버튼 하나로 가볍게 먼지를 비울 수 있다. (이수진 기자)
▲다이슨 ‘펜슬백’의 먼지통을 비우는 모습. 별도의 먼지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버튼 하나로 가볍게 먼지를 비울 수 있다. (이수진 기자)

먼지통도 친환경적이다. 먼지통의 용량은 0.08리터(L)로 다른 제품(먼지 봉투 2.5리터)과 비교해 크지 않지만, 버튼 하나로 가볍게 털어낼 수 있다. 먼지통을 쾅쾅 내리치며 먼지를 빼낼 필요도 없다.

먼지통 부분이 투명해서 먼지가 잘 보이는 탓에, 먼지가 보기 흉해 자주 비워줘야 하지만 방법이 워낙 간편해서 어렵지 않았다.

작은 몸집 덕에 배터리가 얼마나 가겠냐는 생각도 했지만, 정작 사용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배터리를 100% 충전한 펜슬백으로 20평대 후반 가정집을 22분 일반 모드로 청소했는데 남은 배터리는 20%였다. 평소 사용하던 무선 청소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청소기의 기본인 길이 조절 기능이 없다. 처음엔 아쉬울 수 있지만, 손잡이 위치가 자유롭다 보니 어디를 잡아도 불편함이 없다.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이슨 ‘펜슬백’으로 좁은 가구 아래도 손쉽게 청소가 가능한 모습. (이수진 기자)
▲다이슨 ‘펜슬백’으로 좁은 가구 아래도 손쉽게 청소가 가능한 모습. (이수진 기자)

카펫을 청소할 때 먼지를 확실하게 빨아들이는 느낌은 다소 부족한 듯한데, 어차피 다른 청소기도 ‘카펫용 헤드’로 교체해야 했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고 느껴졌다.

총평을 하자면, 기대 이상이었다. 특별한 단점을 찾을 수 없었다. 경량형이니 성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랐다. ‘로봇청소기 보조용’이라고 생각했으나, 예상보다 더 잘 빨아들이고, 잘 움직이고, 편리했다. 최근 치솟는 다이슨 제품의 가격 때문에 마음이 차가워졌는데, 79만9000원인 이 제품 만큼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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