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의존 95% 돌파구…2026년 상용화 본격 추진

국내 제조업의 숙원 과제였던 CNC(컴퓨터 수치제어기) 국산화가 첫 결실을 맺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핵심 부품을 독자 기술로 개발하며 공급망 안정성과 수출 경쟁력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합작법인 'KCNC'가 국내 기계·장비 가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CNC의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CNC는 절삭, 밀링, 프레스 등 부품 가공 작업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컴퓨터 시스템으로, 공작기계 등 ‘기계를 만드는 기계’에 핵심적으로 장착된다. 난이도가 높은 기술로 독일·일본·미국 등 3개국이 세계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수입 의존도가 95% 이상에 달한다.
이번 국산화는 산업부가 2019년부터 소부장 공급망 강화를 위해 추진한 ‘스마트 제조장비용 CNC 시스템 개발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산업부는 한국기계연구원을 중심으로 20개 이상의 기업·연구기관·학계를 참여시켜 기술개발을 진행했고, 참여 기업들은 합작법인 KCNC를 설립해 사업화를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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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의 개발 끝에 지난달 현장 오퍼레이터 전문가들의 평가 결과, 가공오차와 표면품질 등 주요 성능에서 선진국 제품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제공 기능 측면에서는 일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
KCNC는 7월부터 1년간 상용화를 위한 실증에 돌입한다. 고속·반복 작업, 다양한 재료·공구 적용, 내구성 검증 등이 실증 대상이다. 실증 과정에는 CNC 구매수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DN솔루션즈, 위아공작기계, 화천기공, 스맥 등 4개 주요 수요기업이 참여하며, 이 중 3개사는 실증 결과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구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하는 구매의향서를 제출했다. 실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2026년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산업계는 이번 CNC 국산화가 제조업 공급망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와 수출 물량의 30%를 국산으로 대체할 경우 연간 20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KCNC가 직접 상품개발과 판매를 담당하는 만큼 신속한 A/S와 맞춤형 제품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CNC는 제조장비의 두뇌이자 AI 팩토리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요소로, 첨단 CNC 확보를 통해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