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 원화 발행 논의 본격화
가상자산거래소·결제업체 등 수혜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속도를 내면서 결제 기업과 가상자산거래소 운영사 등 관련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주가는 이달 들어 60.63% 상승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감이 커진 데다, 글로벌 차원의 제도화 움직임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허용되면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재무 건전성과 가맹점 네트워크를 갖춘 결제 대행 업체들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업체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유통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결제 기반의 다날도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과거 자사 발행 가상자산 ‘페이코인(PCI)’을 통해 15만 개 가맹점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 만큼,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결제·유통·송금까지 즉시 가능한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날 주가는 이달 들어 86.27% 상승했다.
가상자산 거래량 확대는 수수료 수익 증가로 이어져, 거래소 업계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은 특히 국내 거래량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수혜 가능성을 언급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17일 기준 두나무 기준가는 이달 들어 25.8% 상승했으며, 12일에는 20만5000원을 기록해 52주 최고가에 근접하기도 했다.
관련 뉴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발행사나 유통 주체가 불분명해 수혜 기업을 특정하긴 어렵다”라며 “다만 글로벌 시장 확대와 국내 정책 기조가 규제 중심에서 육성 방향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 관련 업종의 밸류에이션 변동성은 당분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18일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찬성 68표, 반대 30표로 최종 통과시켰다. 법안은 향후 하원으로 이관돼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며, 연내 통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니어스 법안은 금융 안정성과 이용자 보호를 목표로, 지급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운영에 대한 포괄적 규제 내용을 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이 아닌 결제 및 정산 수단으로 사용하도록 설계한 점이 핵심이다. 그 외 △발행자 인가 요건 △1:1 준비자산 유지 및 재담보화 금지 △자본·유동성·리스크 관리 의무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니어스 법안이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2028년까지 2조 달러 규모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덩달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에서 거래된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약 57조 원에 달했다.
다만, 이와 같은 대규모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는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대선 공약에 포함했으며, 대통령실 신임 정책실장으로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전 기획재정부 1차관)를 임명해 의지를 드러냈다. 김 실장은 올 3월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성과 법제화 제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관련 연구를 이어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위원들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담은 관련 법안 발의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