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선이 치러지면서 잔뜩 움츠렸던 분양시장도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12·3 비상계엄' 이후 고조됐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수요자들의 짙은 관망세가 옅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총 28개 단지 2만2464가구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6315가구보다 37.7% 많은 수치다. 지난달과 비교해도 5000가구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만2773가구로 약 57%를 차지한다. 지방은 9691가구가 예정돼 있다. 수도권 물량은 경기(1만178가구)에 1만 가구 이상이 몰렸고 지방은 부산이 4075가구로 가장 많다. 충북도 2000가구 넘는 분양이 나온다.
서울은 총 707가구가 분양한다. 최근 가뭄 수준이란 평가가 나올 정도로 공급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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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서울 고덕 강일지구 마지막 민간 분양단지인 '고덕 강일 대성베르힐'이 대선 다음 날인 4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5층 13개 동 전용면적 84·101㎡ 총 61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고덕 강일 대성베르힐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나온다는 게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지하철 5호선 강일역 도보권이라 여의도, 광화문, 마곡 등 서울 주요 업무지역으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고 이마트와 코스트코, 하나로마트 등 대형상업시설과 강동경희대병원도 가깝다.
중랑구 '리버센 SK뷰 롯데캐슬'도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한다.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려다 취소된 물량 30가구에 대한 추가 분양으로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분양은 14가구다. 단지는 총 105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2022년 청약 때보다 분양가가 1억 원가량 올랐으나 분양권 시세보다는 저렴하게 책정됐다.
강동구 '디 아테온'도 4일 1순위 청약에 나선다. 총 64가구 규모로 전용 59㎡ 단일 구성이다.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이 5분 이내로 입지가 뛰어나지만 분양가는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 분양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나오는 곳들이라 기본적으로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덕 강일 대성베르힐은 3억 원 안팎,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은 1억 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도에서는 1000~2000가구 안팎의 대단지 분양이 다수 예정돼 있다. 용인시 처인구 '클러스터용인경남아너스빌'(997가구), 평택시 장안동 '브레인시티6BL로제비앙모아엘가'(1215가구), 김포시 고촌읍 '오퍼스한강스위첸'(1029가구), 김포시 풍무동 '해링턴플레이스풍무'(1769가구) 등이다.
안양시 만안구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507가구)와 평택 고덕동 '평택 고덕 A48블록 금성백조 예미지'(431가구)도 주요 단지로 거론된다.
부산에서도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트레파크'(1370가구)와 해운대구 '르엘 리버파크 센텀'(2070가구) 등 대단지가 출격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분위기가 급반전되기는 어렵겠지만 무주택자에게 나쁘지 않은 정책·정치적 상황이라 청약시장도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며 "위축됐던 공급이 활발해지면 수요자들도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