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괄사장에는 장용호 SK㈜ 대표이사 선임
“조직 안정화와 흔들림 없는 사업 전략 실행 가속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사령탑을 전격 교체했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이, 총괄사장에는 장용호 SK㈜ 대표이사가 각각 선임됐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E&S의 합병 이후 본격적인 조직 융합과 사업 시너지 창출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경영진 신규 선임을 계기로 리밸런싱(사업재편)과 운영 개선(OI)에 더 속도를 내고 합병 시너지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28일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영진 인사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박상규 대표이사는 건강상 이유 등으로 사임을 결정했으며 조직의 조속한 안정과 전략 실행력을 고려해 내부 인사 중심의 승계가 이뤄졌다.
회사 측은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박상규 사장이 수행해온 리밸런싱 전략 및 사업 전환을 지속하기 위해 기존 이사회 구성원 중 경영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대표이사와 총괄사장에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추형욱 대표는 기존 사내이사, 장용호 총괄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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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신임 대표는 2021년부터 SK E&S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며 저탄소 LNG, 재생에너지, 에너지 솔루션, 수소 사업 등 ‘넷제로(Net Zero)’ 핵심 기반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SK E&S의 에너지 전환 전략과 친환경 사업 확대는 SK이노베이션의 ESG(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 경영 방향과 맞물리며, 향후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추진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SK이노베이션과 E&S의 합병 직후 시너지추진단장을 맡아 양사 역량 결집을 주도해 왔다. 앞으로는 SK온의 수익성 회복과 배터리 중심 사업의 글로벌 확대도 총괄한다. 이를 위해 리밸런싱과 운영개선(O/I) 전략을 고도화하고, 에너지-배터리 간 균형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장용호 총괄사장은 SK그룹 내 대표적인 투자·인수합병(M&A)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반도체 소재 기업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 굵직한 인수전을 진두지휘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장 사장은 반도체와 첨단소재 분야에서 검증된 사업 통합 및 밸류업 전략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의 다각화된 자회사 포트폴리오의 고도화 작업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그는 SK㈜ 대표이사직과 함께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겸직하며 에너지와 소재, 첨단기술 투자를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전략적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재계에선 이번 인사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중심의 성장 전략과 기존 에너지 사업의 수익성 제고라는 '투 트랙'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는 가운데, 조직 내 안정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한다.
한편 박상규 전 대표는 퇴임 이후에도 SK그룹 내 중책을 맡는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과 써니(mySUNI) 총장직을 수행하며, 그룹의 차세대 리더 양성에 집중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본담당 역할도 유지해 SK이노베이션의 일본 사업 확장 기회를 지속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