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약해질 것" 응답자도 30%

대표적인 글로벌 안전자산 가운데 하나인 미국 달러의 지위가 이르면 5년 뒤부터 약화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전망이 모아졌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의 재정정책과 연준에 대한 압박이 미국을 위험에(Imperil U.S) 빠트릴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FT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의 90% 이상이 안전자산으로써 달러의 지위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T가 시카고대 경영대학원과 경제학자 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5∼10년 안에 달러 표시 자산의 안전자산 역할 약화에 대해 △다소 약해질 것(약 60%) △매우 약해질 것(약 30%)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90%를 넘었다. 이와 달리 △우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0%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감세안을 비롯해 재정정책과 관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를 겨냥해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등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현실이 달러 가치에 대한 우려를 불러왔다고 FT는 설명했다.
관련 뉴스
실제로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미국 주가와 국채, 달러 가치가 모두 하락하기도 했다. 특히 달러 약세는 회복되지 못하고 지속해서 하락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7선으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사로즈 바타라이 텍사스대 교수는 "스위스프랑과 금이 (달러보다 더) 안전자산처럼 보인다"면서 "미국은 신흥시장 같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채 금리 상승과 통화가치 하락을 초래한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바베라 존스홉킨스대 금융경제센터 소장은 "숨 막히는 재정정책 남용이 거의 확실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