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하지만 ‘파머징 마켓’…K바이오 중동 신시장 진출 속속

입력 2025-06-25 10:30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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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의료·위식도 질환·정밀진단까지 메나 지역 수요 확보 잰걸음

(AI 미드저니)

중동 및 북아프리카 메나(MENA) 지역에 진출한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의 향방이 주목된다. 메나 지역은 인구수가 많고 의약품·의료기기 등에 대한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파머징 마켓’으로,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개척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메나(MENA) 지역은 과포화 상태인 북미 및 유럽 시장과 대비되는 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 중인 선진국과 달리, 젊은 연령대의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수십 년 동안 신규 병상, 진료소, 약국, 수술실, 의료실험실, 물리치료센터 등이 지속해서 확충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실제 해당 지역 주요 국가의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급격히 증가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걸프협력이사회의(GCC) 헬스케어 관련 정부 지출은 2016년 약 24억 달러에서 연평균 6%씩 큰 폭으로 올라 2021년에는 305억 달러 규모로 추산됐다. 약 5년 만에 12.7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GCC는 중동 혼란에 대한 안보 대응 차원에서 창설된 경제안보 협력 기구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6개국이 회원국으로 포함돼 있다.

국내 기업들도 급부상하는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메나 지역에 진출해 있다. 특히 미용의료 영역에서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 등이 보툴리눔 톡신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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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사우디아라비아, UAE에 이어 지난달 카타르에 출시된 상태다. 휴젤의 보툴렉스는 쿠웨이트에 이어 지난달 UAE에 출시했다.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해 있으며, 히알루론산 필러인 뉴라미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판매 중이다. 메디톡스는 UAE 국영기업 테콤그룹과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설립 관련 투자계약의향서를 체결하고 두바이에 보툴리눔 톡신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개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역시 메나 지역에 대거 진출해 있다. 기존 약물보다 약효가 빨리 나타나며 길게 지속되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신약 개발에 성공한 HK이노엔과 대웅제약이 성과를 올리고 있다.

HK이노엔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제약사인 타부크제약과 북아프리카 6개국에 케이캡 완제품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10개국 대상 케이캡 완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번 추가 계약으로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모로코, 예멘, 리비아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대웅제약은 일찍이 2021년 아랍에미리트 현지 기업 아그라스와 사우디아라비아, UAE,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에 펙수클루를 라이선스아웃하고 현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2023년에는 모로코 제약사 쿠퍼파마와 약 27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진단·바이오 전문 기업들 역시 최근까지 중동 진출 행렬을 이어갔다. 엔젠바이오는 유전자 분석, 노을은 암 진단 등의 정밀의료 솔루션을 현지에 선보이고 있다.

노을은 최근 카타르의 의료기기 전문 유통사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3년간 AI 기반 자궁경부암 진단 솔루션인 마이랩 CER을 비롯해 혈액 분석 솔루션 마이랩 BCM, AI 기반 말라리아 진단 솔루션 마이랩 MAL을 공급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계약 규모는 약 72만 달러에 달한다.

엔젠바이오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 펀드에서 투자해 설립한 정밀의료 기술기업인 프리페어 랩스와 UAE를 포함한 중동·아프리카 지역을 타깃으로 한 전략적 제휴 기반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엔젠바이오는 프리페어 랩스가 보유한 UAE 현지 주요 병원과 검사기관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 정밀진단 패널을 공급한다.

#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젤 #HK이노엔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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