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유가는 오름세…브렌트유 한때 5.5%↑
韓정부·금융당국, 과도한 시장 변동 경계 강화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인한 영향을 우려했지만, 아시아증시는 큰 변동을 보이지는 않았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 상승으로,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0.35%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일본증시는 엔화 약세,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방위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할 것이라는 보도, 일본은행(BOJ)의 국채 매입 감액 속도 조절 검토 등 몇 가지 호재가 나타나면서 중동 악재를 딛고 상승했다. 중국은 이날 나온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6.4% 늘어나 2023년 12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인 것이 증시를 지탱했다.
다만 일본증시 ‘공포지수’인 ‘닛케이 평균 변동성지수(닛케이VI지수)’는 한때 25까지 치솟으면서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고스란히 나타냈다. 닛케이VI지수가 일반적으로 20을 넘으면 시장 급락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사 롬바드오디에의 호민 리 싱가포르 수석 거시 전략가는 “아시아시장이 이 지역의 에너지 안보에 여전히 중요하며 빠르게 전개되는 중동 분쟁 이슈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을지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조용한 반응은 아마도 양측의 공습이 상대적으로 조정된 것에 대한 안도감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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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스피지수는 중동 긴장에도 1.8% 올랐지만, 채권시장은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됐다. 이날 오후 3시 15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 장외거래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민평(민간 채권평가사) 3사 기준 전 거래일 대비 3.2bp(1bp=0.01%p) 뛴 2.494%를 기록했고 10년물은 2.979%로 13.4bp 치솟았다. 안전자산인 채권 금리의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 통상 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면 채권 금리가 낮아지지만, 최근에는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유가 급등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중동 사태와 관련해 시장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면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수출입·물류 영향 최소화를 위한 조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역시 현재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고 있으며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 즉시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주사들도 환율과 유가 등 외부 변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는 직접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진 않았지만, 심리적 불안이 빠르게 자금시장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필요하다면 외화 유동성 공급 장치 가동, 단기 자금시장 안정조치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