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 후 규제 강화ㆍ고용승계 등도 걸림돌

기업회생절차 중인 홈플러스가 매각을 통해 사태 해결에 나섰지만 여전히 걸림돌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들의 매출 성장이 정체했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의무휴업 등 규제가 강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서다. 대형마트업 특성상 인건비 비중이 높고 고용 승계 등 인수 과정에서 이해관계도 얽혀 있어 부정적 요소가 적지 않다는 해석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통해 파산을 피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지분 2조5000억 원을 포기하기로 하면서 홈플러스의 몸값은 1조 원 밑으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다.
홈플러스의 매각가가 낮아지면서 시장에서는 인수 가능성이 그나마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으로는 네이버, GS그룹, 한화그룹이 있다. 네이버는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유통 사업을 확장 중이고 GS그룹은 지난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슈퍼마켓) 인수를 고려했기 때문에 후보로 언급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총괄부사장이 유통과 식품 분야에서 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홈플러스 인수 시 몸집을 불릴 수 있다.
이밖에 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도 인수 후보로 언급된다. 알리가 국내 시장에서 당초 기대보다 고전 중인 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홈플러스 인수를 통해 반전을 꾀할 수 있어서다. 전국에 퍼져 있는 홈플러스 매장을 오프라인 네트워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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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까진 인수 의지를 적극 표명한 기업은 없다. 유통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만큼 홈플러스 매각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3.1% 감소했다. 3월에도 전년 같은 달보다 0.2% 줄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전반적으로 성장이 멈춘 모양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경쟁사들은 홈플러스 인수에 참전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기존 경쟁 유통업체들은 지속된 내수 부진과 온라인 침투, 배송 상향 평준화 등으로 실적 부담이 컸다"며 "이에 부진 사업을 정리하고 공격적인 외형 성장은 지양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새 정부 들어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강화가 계속해서 언급되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이 국회 소관 위원회에 상정된 상태다. 법안 통과 시 대형마트는 한 달에 2번 공휴일에 문을 닫아야 한다.
여기에 대형마트업 특성상 인건비 비중이 높다는 점과 인수 과정에 고용 승계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는 점도 새 주인에 부담으로 언급된다. 홈플러스 노조는 기업회생절차가 시작된 이후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지속해서 갈등을 겪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대세가 온라인으로 넘어간 만큼 현재 홈플러스를 매력적인 매물로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