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병합 의지를 드러낸 그린란드를 찾아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의 모든 사람은 그린란드가 매물이 아니며 (강제로) 가져갈 수 있는 곳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그린란드의 사태는 분명 모든 유럽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분명히 말하건대 여러분(그린란드)은 혼자가 아니다”며 연대와 지지를 보냈다. 회견을 지켜보던 군중도 박수를 보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편입을 위해 무력을 사용한다면 프랑스가 군사적 지원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가정적 시나리오에 답하진 않겠다”며 “미국은 동맹이자 우방으로서, 다른 동맹(덴마크)을 향해 공격적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의 그린란드 방문에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동행했으며 옌스 프레데리크 니엘센 그린란드 총리와 이들은 북극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을 강조한 뒤 그린란드를 찾은 외국 정상은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 직전에 이뤄진 방문이 계산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마크롱 대통령은 EU의 전략적 자율성 등을 강조하며 EU를 이끄는 강대국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린란드의 외교, 국방 정책 결정 권한은 덴마크에 있으며 ‘EU 해외국가 및 영토(OCT)’로 분류돼 EU 공동기금을 수령하거나 역내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된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를 제재할 의지가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재 역할 언급에도 수년간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중재역을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