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질주에 뒤처진 제조사...“건강한 유통 생태계 유지해야”[브랜드 경계 허문 PB의 현주소]

입력 2025-06-19 05:3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5-06-18 18:3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쿠팡, 자사 PB 상단 노출했다가 공정위 철퇴

중소업체 PB로 매출 커졌지만, 수익성 글쎄...중국산 가전, PB 이름표 달고 활개
전문가들 “PB 대세 흐름 막을 수 없지만⋯ 건강한 소비자 구매 환경 조성해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자체 브랜드(PB) 과자를 한 소비자가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자체 브랜드(PB) 과자를 한 소비자가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국내 유통업계에서 자체 브랜드(PB) 매출이 매년 커지면서 일각에선 기존 유통 생태계 질서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PB 제조를 맡고 있는 중소업체들이 대형 유통업체의 입김에 휘둘릴 수 있고, 대형 제조사들도 값싼 PB에 밀려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 유통사들이 최근 자사 PB를 중심으로 상품 구색을 재정비하면서 소비 생태계 혼란을 우려한다. 이런 사례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에 대한 제재에서 확인된다. 공정위는 쿠팡이 알고리즘 조작으로 PB 상품을 검색 상단에 노출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00억 원을 부과했다. 쿠팡과 자회사 씨피엘비(CPLB)도 각각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PB 또는 직매입상품을 ‘쿠팡 랭킹순’으로 정렬된 상품 검색 순위에 무조건 포함되도록 알고리즘을 짰다고 봤다. 또한 소비자가 객관적 데이터에 의해 상단에 노출됐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며, 쿠팡이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유통채널이 PB를 보유하면서 불공정 판매에 나섰다고 보고, 이를 중대한 사안으로 처리한 것이다.

대형 유통사에 PB를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의 고심도 크다. PB로 인해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비례하지 않아 장기적으로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통사끼리 과도한 경쟁 때문에 중소 제조사 제품을 베껴 PB로 출시한 사례도 있어 관련 법 개정 목소리도 나온다.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 중인 PB 가전제품도 알고 보면 '중국산 가전'이란 지적도 꾸준하다. PB 가전은 생산만 맡기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달리 중국 기업이 독자적으로 기획하고 생산한다. 국내 소비자는 중국산 가전이라면 통상 품질을 나쁘게 여기는데, 이런 거부감을 PB를 활용해 교묘히 속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산 제품이 PB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활개치면서 국내 중소 제조사는 물론 대형 가전 제조사의 경쟁력까지 약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PB 시장 확장은 전 세계 추세라 막을 수 없다면서도 건강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PB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유통사들이 소비자들에게 PB와 NB 제품을 제대로 비교, 합리적으로 고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 PB를 납품받는 과정에서 일부 공정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었는데, 그런 일이 재발 않도록 기업 등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러 발주 기업이 중소 제조사에게 PB 납품가를 후려치는 등 불공정 행위는 많이 줄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소 제조사들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협업 관계를 유지하는 사례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두배로 불어난 공매도…예상 못한 급등에 ‘되사기’ 나선 투자자들 [공매도와 코스피5000의 사투②]
  • 깜짝 고용에 S&P500·나스닥 최고치 경신
  • 출근길 지하철 2호선 대혼란…간편 지연 증명서 발급 방법은?
  • 유커 ‘깃발이 돌아온다’...면세점·호텔·주가까지 好好[환잉환잉 유커]
  • 결혼 11일 만 비극…PL 리버풀 조타, 교통사고로 사망
  • 구글·애플 韓 정밀 지도 반출, 한미 협상 카드로…“안보·산업 생태계 위협”
  • '나솔사계' 17기 옥순 , "이성으로 안느껴져" 24기 광수 거절⋯21기 옥순은 눈물 '무슨 일?'
  • 보험사들, 코스피 ‘불장’에 자본확충 ‘유상증자 카드 딜레마’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8,300,000
    • +0.11%
    • 이더리움
    • 3,468,000
    • -1.25%
    • 비트코인 캐시
    • 657,000
    • -4.09%
    • 리플
    • 3,033
    • -1.37%
    • 솔라나
    • 206,000
    • -1.95%
    • 에이다
    • 795
    • -2.69%
    • 트론
    • 389
    • +0.78%
    • 스텔라루멘
    • 325
    • -2.11%
    • 비트코인에스브이
    • 32,100
    • -4.55%
    • 체인링크
    • 18,240
    • -2.56%
    • 샌드박스
    • 334
    • -4.3%
* 24시간 변동률 기준
OSZ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