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관 출신도 매년 두 자릿수 임용⋯퇴직 숫자가 신규보다 ↑
과도한 업무량‧경력직 차별 지적⋯올해만 경력직 11명 ‘탈검찰’

지난해 변호사에서 경력검사로 임용된 숫자가 전년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고자 법무관‧변호사 출신 검사 임용을 늘리고 있지만, ‘경력직’들도 매년 뽑는 인원보다 나가는 인원이 많은 상황이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경력변호사가 검사로 임용된 인원은 총 32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임용 인원이 3명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법무부는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고자 신규 검사뿐 아니라 경력검사 임용 숫자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간 변호사 출신 검사 임용 숫자는 2020년 9명, 2021년 4명, 2022년 3명 등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변호사 출신 검사들이 대거 채용되면서 배치되는 검찰청도 다양해졌다. 지난해 변호사 출신 검사 32명 가운데 4명이 각각 서울 동서남북 재경지검에 발령받았다. 이전 5년 동안 변호사 출신 검사가 서울에 배치된 건 2022년 1건(남부지검)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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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의정부지검 2명, 고양지청 3명, 인천지검 2명, 수원지검 1명, 안산지청 3명, 춘천지검 1명, 대전지검 1명, 부산지검 1명, 울산지검 2명, 광주지검 1명 등 지역별로 골고루 배치됐다.
그간 변호사 출신 경력검사는 매년 뽑는 인원보다 나가는 숫자가 더 많았다. 퇴직 현황을 보면 2020년 8명, 2021년 14명, 2022년 10명, 2023년 15명, 지난해 21명 등이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4명이 검찰을 떠났다.

퇴사 이유는 여러 요인이 거론된다. 과거에는 검찰 내부에서 이른바 ‘경력직 차별’이 있었지만,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서 어느 정도 옅어졌다는 평가다. 저연차나 중간급 연차 사이에서는 과도한 업무량, 조직 문화 부적응 등이 꼽힌다.
로스쿨 출신 한 변호사는 “대부분 검사는 밖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업무량에 치여 산다”며 “변호사의 워라밸이 좋다고 할 순 없더라도 처우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다른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경력검사가 부장, 차장을 달기는 쉽지 않다. 차별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느껴지는 벽이 있다”며 “검찰에 한 번 몸담아봤으니 후회 없이 나가는 경우도 꽤 있다”고 했다.
경력검사 임용의 또다른 경로인 법무관 출신들도 매년 퇴직자 숫자가 채용 인원 수를 넘어선 지 오래다. 경력검사 임용 자격은 사법연수원 수료‧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법조경력 2년 이상인 사람이다. 군‧공익법무관은 의무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경력이 인정된다.
법무관 출신 검사는 △2020년 36명 △2021년 24명 △2022년 19명 △2023년 16명 △2024년 20명이 임용됐다. 같은 기간 퇴직한 법무관 출신 검사는 29명, 20명, 37명, 31명, 23명이다. 2022년부터 퇴직자가 신규 임용검사보다 훨씬 많아진 셈이다. 올해는 5월 기준 벌써 7명의 사표가 수리됐다.
채용 전형이 함께 진행되는 법무관‧경력변호사 출신 검사의 퇴직자들을 합하면, 2022년에는 22명이 선발돼 47명이 퇴직했고 2023년에는 19명이 신규 임용됐으나 46명이나 ‘탈검찰’을 택했다.
법무부는 8월 법무관‧변호사 출신 검사 선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직 얼마나 뽑을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훌륭한 자원이 있다면 많이 뽑을 것”이라며 “현재 장관이 공석이라 인사 시기를 알 수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