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구매 지원 9월 종료
태양광 생산ㆍ투자에 대한 혜택 축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주요 국정 의제가 담긴 감세 법안이 2일(현지시간) 하원에서 표결을 기다리는 가운데 반도체 세액공제가 25%에서 35%로 확대돼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전기자동차 구입 보조금 조기 폐지 조항이 포함됨에 따라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업체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에서는 전날 상원을 통과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놓고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이 법안은 5월 하원을 통과하고 나서 상원에서 수정 가결됨에 따라 다시 하원에서 표결을 거쳐야 한다. 공화당은 2일이나 3일 법안을 표결에 부쳐 트럼프 대통령이 4일까지 서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번에 상원 문턱을 넘은 OBBBA에는 2022년 제정된 ‘반도체 및 과학법(칩스법)’의 인센티브 조항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칩스법에는 2022년 말 이후 가동 시설과 2026년 말 이전 착공 시설을 대상으로 시설·장비 투자에 대해 25% 세액공제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OBBBA 상원 초안에서 30%로 확대됐고 전날 통과한 수정안은 35%로 추가 상향됐다.
또한 반도체 공장 건설에 대한 직접 보조금(390억 달러)과 대출(최대 750억 달러) 지원도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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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법 폐지를 원했다. 하지만 반도체 신규 투자 프로젝트가 예정됐거나 진행 중인 주의 공화당·민주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함에 따라 유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혜택을 확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인텔ㆍTSMCㆍ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이런 지원을 고려해 미국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한편 상원에서 통과된 법안에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하는 내용이 기존대로 포함됐다. 전기차 신차 구매와 렌트 시 최대 7500달러(중고차는 4000달러)를 주는 세액공제를 9월부터 종료하는 내용이다. 더군다나 당초 IRA 종료 시점은 2032년이었는데 7년 이상 당겨졌다.
하원에서는 올 연말까지 혜택을 유지하기로 합의했지만 상원에서 3개월 단축했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를 비롯해 한국의 현대차 등도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태양광 생산ㆍ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도 축소됐다. 하원에서는 태양광 발전 세액공제 종료 시기를 2032년에서 2028년으로 앞당기고, 2027년까지 공사를 시작한 경우는 혜택을 일부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상원은 이를 2027년까지 공장 운용을 하는 경우에만 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좁혔다. 이는 미국에 공장이 있는 한화큐셀과 건설을 추진하는 OCI홀딩스 등의 사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ㆍ삼성SDIㆍSK온 등 국내 배터리 회사에 영향을 미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유지됐다. 하원안에는 2032년으로 예정된 AMPC 세액공제 종료 일정을 1년 앞당기는 내용이 담겼지만 상원은 이를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