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에겐 업계 최저수수료·익일정산 제공
낮은 변제율, 셀러 이탈 불가피…신뢰 회복 관건

법원의 티몬 회생계획안 강제인가로 신선식품 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가 우여곡절 끝에 티몬을 인수하게 됐다. 오아시스는 티몬을 별도 플랫폼으로 운영 예정인데, 당장 인수자금 외 65억 원의 운영자금을 추가 투입해 사업 정상화와 시너지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23일 법조계와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티몬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강제인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최종 인수인 오아시스가 티몬을 품게 됐다. 지난해 7월 초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인해 티몬이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약 1년 만이다.
티몬의 오아시스 인수합병(M&A) 과정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4월 오아시스가 티몬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을 당시 티몬 임직원의 고용을 5년 간 보장을 약속했으나, 이후 직후 직무 전환과 희망퇴직 시행에 나서며 논란에 휩싸였다. 또 1% 미만의 낮은 변제율 탓에 채권단 동의 여부를 놓고도 가결 가능성이 엇갈렸다. 20일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회생채권자인 중소상공인 및 소비자에게서 3분의 2 동의를 얻지 못해 최종 티몬의 회생계획안은 부결됐다. 다만 재판부는 관리인이 요청한 강제인가결정을 받아들이면서 최종적으로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하게 됐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계획안이 상거래채권 회생채권자의 조에서 법정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고 하더라도 회생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 근로자 및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에 부합됨을 사유로 강제인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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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는 116억 원의 인수금 외에 공익채권(30억 원), 퇴직급여충당부채(35억 원) 등 총 181억 원을 투입해 티몬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오아시스는 우선 티몬 직원 급여와 회사 운영비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재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판매자(셀러)의 피해 복구를 위한 정책도 새롭게 내놓는다. 셀러에게 업계 최저 수수료를 적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오아시스는 구매확정후 익일 정산시스템을 도입, 셀러의 현금유동성도 제고한다.
특히 오아시스는 자사 신선식품 이커머스 오아시스마켓과 티몬을 통합하지 않고 별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티몬은 오픈마켓 형태로, 오아시스마켓은 직매입 형태로 각각 운영된다. 다만 티몬 셀러가 직매입 판매를 희망한다면 오아시스 물류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는 제공할 방침이다. 티몬의 최대 강점인 오픈마켓 사업을 살리면서 오아시스마켓의 빠른 배송을 녹여 시너지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티몬만의 특색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최근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인 빠른 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M&A 과정에서 마음을 돌리지 못한 셀러와 소비자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는 오아시스의 남은 숙제다. 오아시스가 티몬을 정상화하더라도 셀러와 소비자가 이탈할 경우 정상적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티몬의 회생계획안이 20일 부결된 것도 중소상공인 및 소비자로 이뤄진 회생채권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들의 동의율은 43.48%에 그쳤다. 1%도 안 되는 변제율은 피해 금액의 1주일치 대출 이자만도 못한 금액이라는 게 회생채권자의 주장이다.
티메프 피해 입점 판매자와 소비자로 구성된 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티몬은 0.75%의 변제만으로 회사의 모든 채권을 청산 받았다”며 “이로써 티몬과 함께해야 할 채권자의 이유도 사라졌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