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위기에 유가·환율 요동, 유통업계도 비상…‘고물가 악순환’ 반복되나

입력 2025-06-23 18: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유가ㆍ환율 급등으로 불안감 감돌아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예의주시
수입과일 가격↑ㆍ명품 소비 감소 가능성
유통업계 “물류 효율화 등 검토 중”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으로 국제사회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통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는 당장 수입이나 자체브랜드(PB) 수출 등에 큰 영향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전반적인 물가와 물류비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전국민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 경기 부양에 나서며 소비심리 개선을 기대했지만 다시 분위기가 가라앉는 모양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은 지난 주말 사이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 전면전 우려가 커지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악영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유가와 환율이 급등한 만큼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상승해 고물가를 또 한 번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통사들의 물류비 상승이 우려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35%, 액화천연가스(LNG)의 33%가 통과하는 곳으로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곳을 통과한다. 이 때문에 특히 물류비 비중이 큰 이커머스 업체들의 비용 증가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국제유가가 뛰면서 국내 유통 기업들은 물류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대형마트 업계 한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국제유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물류 효율화 등 비용 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 사태로 인해 현재 포착되는 어려움은 없지만 장기화 땐 제조·배송 비용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가와 함께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 고물가가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환율이 상승하면 체리와 망고, 바나나 등 수입과일 가격이 오르거나, 명품 등 고가품 소비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00년~2022년까지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무역통계와 올 1분기까지의 소비자물가 및 환율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수입품 가격이 같은 분기에 0.49%포인트(p) 올랐다. 1년 누적 기준으로는 0.25%p 증가했다.

중동 지역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국내 식품, 뷰티 기업 중 중동을 신시장으로 낙점, 수출을 늘리는 업체가 늘고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란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의 경제 보복으로 사업을 접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2017년 이란 진출을 시도했으나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로 1년 만에 철수하기도 했다.

중동에 PB 상품을 수출하는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중동으로 가는 물량이 크진 않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내수 시장의 소비심리 자체가 위축할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31.8조 李 정부 첫 추경안 국회 통과…전국민에 15~55만 원 지급
  • 일본 가고시마현 인근 해역서 규모 5.3 지진…대지진 우려 속 주민 일부 피신
  • "휴가철 특수 잡아라"…카드업계, 여름 마케팅 치열
  • 성수동에 둥지 튼 ‘말본골프’…일상형 골프웨어로 소비자층 확대[가보니]
  • 계양산 러브버그 잡는다…광원포집기 추가 설치
  • "공룡들이 몰려온다"…새로운 듯 익숙한 맛, 쥬라기월드4 [시네마천국]
  • 대구선 치맥, 양평서는 수박 축제…여름철 이색 페스티벌 [주말N축제]
  • 870원까지 좁혀진 최저임금…8일 10차 회의서 합의할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7,719,000
    • -1.01%
    • 이더리움
    • 3,433,000
    • -2.89%
    • 비트코인 캐시
    • 666,500
    • -0.97%
    • 리플
    • 3,035
    • -1.59%
    • 솔라나
    • 202,400
    • -2.83%
    • 에이다
    • 784
    • -4.39%
    • 트론
    • 387
    • -0.77%
    • 스텔라루멘
    • 324
    • -2.7%
    • 비트코인에스브이
    • 34,320
    • +2.69%
    • 체인링크
    • 18,040
    • -3.68%
    • 샌드박스
    • 332
    • -4.6%
* 24시간 변동률 기준
OSZ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