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수출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상저하저(上低下低)’ 흐름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2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한 3355억 달러, 수입은 2.1% 줄어든 3132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수출이 약보합 수준(-0.6%)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하반기에는 부진이 더욱 심화하며 올해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총 2.2% 감소한 6685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5월 누적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에 그쳤지만, 반도체(11.4%)를 제외하면 감소 폭이 3.8%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의 관세 인상 품목인 자동차(-2.5%), 자동차부품(-6.1%), 철강(-5.6%) 부문의 수출이 부진했다. 저유가로 수출 단가가 급락한 석유제품(-21.5%)과 석유화학(-10.6%)의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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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미 수출은 4.4% 급감하면서 미국 시장 점유율은 작년 4.0%에서 올해 3.4%로 0.6%포인트(p) 낮아졌다.
하반기에는 상호관세 유예 만료 등 대외 무역·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수출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품목별로 보면 상반기 견조했던 반도체 수출은 하반기 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는 유지되지만, PC·스마트폰 등 범용 정보기술(IT) 수요가 둔화하고 D램 등 메모리 단가도 정체될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수출도 전기차 캐즘 장기화와 해외생산·조달 비중 상승 영향으로 7.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7.2%) 역시 미국 수입 관세 인상과 유럽연합(EU)·인도를 중심으로 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 조치가 강화되면서 수출 부진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석유제품(-19.2%), 석유화학(-4.1%), 일반기계(-3.8%) 등 13대 주력 품목 중 9개 품목에서 하반기 수출 감소가 점쳐졌다.
다만 디스플레이(6.5%) 수출은 아이폰 17시리즈 전 모델의 국내 기업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채택 등으로 일부 업황이 회복되면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하반기부터는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수출 여건이 예상된다”면서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구체화하고, 대내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수출 성장 동력 개발을 위해 AI, 모빌리티 서비스(MaaS),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산업 육성과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