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지, AI가 레시피 만든 '떡볶이' 이어 AI 솔루션 개발까지
동원F&B, 제품 패키지 평가에 AI 활용⋯"연 1.5억 비용 절감"

국내 식품업계가 인공지능(AI)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축적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 소비자 취향을 겨냥한 맞춤형 먹거리나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해외에선 원재료 품종 개발 등에 AI 활용 사례가 늘고 있어, 국내 식품업계의 AI 혁신은 전방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배라)는 최근 공식 출시한 '배라 앱'에 AI 기반 제품 추천 기능을 탑재했다. 앞서 지난달 전략 점포로 개점한 배라 청담점에선 AI NPD(New Product Development) 시스템으로 개발한 신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곳에선 제미나이(Gemini)와 챗GPT를 활용, 고객 구매 데이터에 기반해 아이디어를 얻는 방식으로 ‘오미자 소르베’과 ‘시크릿 메뉴’ 등을 선보이고 있다.
간편식 전문 기업 프레시지도 AI를 활용한 신상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600만 개의 떡볶이 제품 정보를 수집하고 흥행 제품을 분석해 ‘황금레시피 떡볶이 5종’을 출시했다. 또 28억 개의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성 높은 상품 개발을 지원하는 ‘AI 솔루션’ 개발까지 기술을 고도화했다.
동원참치, 동원양반김 제조사인 동원F&B은 제품 디자인 패키지 평가와 결정을 할 때 소비자를 대신해 가상의 AI를 활용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이를 위해 디자인 경쟁력을 평가하는 자체 솔루션 ‘DVS-모델’을 활용, 가상의 AI ‘페르소나(가상의 인격체)’를 만들어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페르소나는 그동안 소비자들이 일일이 해왔던 디자인 평가를 대신한다”며 “이를 통해 디자인 품질을 향상하고 연간 1억 원 이상의 조사 비용도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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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AI 기술을 사용한 식품업계의 혁신은 많다. 글로벌 식품업계 1위 네슬레의 경우, 커피 품종 개발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고품질 아라비카 커피 품종 개발을 위해 외부 대학들과 협력해 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공개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는 식이다. 일본 오타후쿠홀딩스는 1만5000건 이상 레시피 데이터를 분석해 맛을 수치화하고 이를 토대로 소스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2022년부터 자체 AI 연구소를 출범하는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 고객의 행동 양식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며 “최근 푸드테크가 미래 식품 산업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는 만큼 국내사들도 AI를 통해 다양한 혁신을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