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폭우까지 오락가락…올여름 '장마 피해' 더 커질 수 있다고? [이슈크래커]

입력 2025-06-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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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16일 오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에 휩쓸린 가운데 수색견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2023년 7월 16일 오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에 휩쓸린 가운데 수색견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기온에 습도까지 높아 후텁지근한 날입니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전국 곳곳에 비가 내렸습니다. 제주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그 밖의 지방에서도 비가 오후 들어서도 요란하게 이어졌는데요. 더위까지 계속되면서 피로를 부르고 있죠.

이날 서울 28도, 전주 30도, 대구 30도로 기온만 보자면 전날(15일)보다는 낮았지만 높은 습도 탓에 체감 온도는 이보다 2~3도가량 높았습니다.

17일부터는 하늘이 다시 맑아지겠지만 주 후반부터 다시 비가 내릴 예정인데요. 단순한 소나기로 보긴 어렵습니다. 벌써 '장마'가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끌죠.

여름이면 찾아오는 장마라지만, 올해는 피해 우려가 큽니다.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나타나는 극단적인 패턴이 두드러지면서 복합적인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제주도에 이른 장마가 시작된 1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을 찾은 관광객이 산책로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에 이른 장마가 시작된 1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을 찾은 관광객이 산책로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선 역대 세 번째로 이른 장마…기상청 중기 예보 보니

올여름 장마는 12일 제주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는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일찍 내린 장맛비인데요. 지역별 평년(1991~2020년) 장마 시작일은 중부 지역 6월 25일, 남부 지역 6월 23일, 제주 6월 19일입니다. 올해 제주에서는 2020년 6월 10일, 2011년 6월 10일에 이어 1961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일찍 장마가 시작된 겁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중반까지는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주 후반부 들어 다시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인데요. 이번에는 중부 지방도 장마권에 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직 유동적이지만 서쪽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유입되면서 남해상의 정체 전선을 중부 지방까지 끌어올린다면 올여름 내륙의 장마도 제주에 이어 예년보다 일찍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마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비가 오래 내리는 게 아니라 정체 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내리면서 연속성이 있어야 하죠. 중부 지방은 통상 6월 25일에, 남부 지방은 6월 23일께 장마가 시작되곤 합니다.

기상청은 이번 예보 기간에는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변화에 따라 강수 지역과 시점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겠으니 최신 예보를 참고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장마의 시작 시기도 이목을 끌지만, 장마 자체가 보이는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 폭탄'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접해봤을 겁니다. 이 표현처럼 요즘 장마는 단순히 긴 기간에 걸쳐 내리는 게 아니라 비가 쏟아붓는 날로 통하게 됐는데요. 연평균 강수량은 늘고 있지만 강우일수는 늘지 않아 비가 올 때마다 굵게, 한 번에 많이 내리는 경향이 두드러지죠.

장마가 공식적으로 시작도 안 됐는데 이미 극단적인 비의 양상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14일 새벽 부산에 시간당 61㎜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관측 121년 만에 6월에 내린 가장 강한 비로 기록됐는데요. 불과 이튿날인 15일 낮에는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로 경기 내륙에 폭염주의보(이틀간 일 최고 체감기온 33도 이상)가 발효됐죠. 올여름 우리나라에 내려진 첫 폭염특보인데요. 파주는 폭염특보 발효 12시간 만에 호우특보가 발효되며 이례적으로 하루에 폭염·호우특보가 모두 발생했습니다.

이는 올여름 장마가 보일 특징으로도 언급됩니다.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쏟아지면 곧장 폭염이 이어지는 극단적인 기상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죠.

▲3월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싱크홀(땅 꺼짐)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복구작업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3월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싱크홀(땅 꺼짐)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복구작업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물'만 문제?…산사태→싱크홀 각별한 '주의' 필요

문제는 폭염·폭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폭염과 폭우는 지반 약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올해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우려가 커진 건 3월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 때문입니다.

특히 영남권을 휩쓸고 간 산불은 울창했던 산을 잿더미로 만들었는데요. 빼곡하던 나무들이 불타면서 토양을 잡아 지탱해줄 뿌리가 적고, 빗물 저장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입니다. 이때 많은 비가 내리면 강한 수압으로 흙 표면이 약해지고 흙 표면이 쓸려 내려오면서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로 2023년 7월 15일 경북 예천군에서는 유례없는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 일부 마을이 사라지고 1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인명 피해 외에도 도로와 하천, 수도시설과 주택, 농경지가 큰 피해를 입었죠.

땅 꺼짐(싱크홀)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집니다. 장마철이 시작되기도 전에 지하시설이 밀집된 서울 곳곳에서 싱크홀 사고가 잇따랐는데요.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면 지반 침하가 가속화돼 싱크홀 사고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죠.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수해(장마) 대비 현장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수해(장마) 대비 현장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지자체 "2차 피해 막아라" 총력…시민 방심은 금물

정부는 과거 장마 호우 피해 지역의 원인을 분석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부주의나 무관심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입니다.

일단 호우 예보 기간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24시간 상황관리를 통해 위험 기상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인데요. 마을순찰대를 활용한 현장 예찰을 강화하고, 위험 요인을 발견하는 즉시 조치할 예정입니다.

재난방송이나 문자, 마을 방송을 통해 재난 정보를 신속히 전달하고 국민행동요령도 안내할 방침이죠.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도 필요합니다. 반복되는 재난문자 등에 익숙해져 방심하고 있어선 안 된다는 건데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풍수해로 인한 인명 피해가 취약 시간대인 아침 시간과 고령자 등 취약계층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망·실종자 174명의 인명 피해 가운데 54%(94명)는 수재해에서 비롯됐고, 토사재해는 39%(68명), 기타 7%(12명) 등으로 나타났는데요. 주된 이유는 소극적인 대피가 꼽혔죠.

산사태 등 피해 위험 지역 주민들은 재난정보를 수신할 수 있도록 준비해놓고, 각 지자체가 지정해놓은 임시 대피소를 미리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또 산사태 경보가 발령되면 즉시 대피하는 즉각적인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반기성 케이클라이밋 대표는 이날 'YTN 뉴스START'와의 인터뷰에서 "장마가 시작하기 전 주변 시설물을 반드시 점검해 줘야 한다"며 "집 주변에 산이 있다면 산사태 전조 현상을 미리 알아두시는 것이 좋다. 땅이 울리고 산비탈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을 때나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나무나 흔들리거나 넘어질 때, 계곡에 과도한 흙탕물이 밀려올 때, 산비탈의 흙이 밀려오거나 돌이 굴러올 때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럴 때는 미리미리 대피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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