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처벌 대신 관계 회복에 중심을 둔 시범 사업에 나선다.
16일 서울시교육청은 2학기부터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관계회복 숙려제’ 시범 사업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학교폭력에 대해 처벌보다 교육적 해결과 관계 회복을 우선하기 위해 추진된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초 1~3학년 학교폭력 심의 건수의 30% 내외는 ‘조치 없음’으로 종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현장에서는 경미한 사안에 대한 교육적 개입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통한 해결 확대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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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교육부는 내년부터 시범학교 초 1~2학년을 대상으로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서울교육청은 시기를 앞당겨 올해부터 시범교육지원청을 운영하고 대상 범위도 초 1~3학년까지 확대한다. 교육청은 이를 위해 8000여만 원의 추가 예산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범교육지원청으로는 동부, 서부, 남부, 북부, 강서양천, 성북강북 등 6곳의 교육지원청이 선정됐으며 이달부터 준비 과정을 거쳐 9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시범 사업에서는 경미한 사안 발생 시 심의 요청 이전에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우선 실시하고 프로그램 종료 시까지 전담기구 심의를 유예한다. 단, 시범 사업 참여는 당사자 동의를 기반으로 하며 동의하지 않을 경우 현행 절차대로 심의위원회를 거치게 된다.
앞서 2018년부터 서울시교육청은 교원, 학부모, 전문가로 구성된 ‘관계조정 지원단’을 활용한 관계조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경미한 사안에 대해 93%(2024년 기준) 이상의 관계 회복 성공률을 보이며 학교폭력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시범 운영을 통해 관계조정 전문가 교원을 양성하고 관계회복 중심의 학교 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경미한 사안의 관계회복 숙려제'의 안정적인 운영과 확대를 위해 학교폭력예방법 및 시행령 개정을 제안할 방침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어린 학생들이 처벌이 아닌 회복을 통해 배워나가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고 관계회복의 경험이 상급학년으로 이어져 관계 중심의 학교 문화가 형성될 것”이라며 “이번 시범 운영을 통해 ‘경미한 사안의 관계회복 숙려제’의 서울시교육청 전체 확대를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