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과거 마약 카르텔에 피살

총에 맞은 인물은 보수 야당 중도민주당 소속 미겔 우리베 투르바이 상원의원으로, 피격 사건은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벌어졌다. 우리베 투르바이 의원은 머리에 두 발, 무릎에 한 발 맞아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신경 수술과 말초혈관 수술을 마친 상황으로, 의식을 회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미성년자 한 명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체포됐다”며 “단독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베 투르바이 의원의 경호팀 역시 프로토콜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며 “모든 정보기관이 공격 배후를 찾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롬비아 국방부는 범인을 잡는데 도움을 주는 시민에게 최대 30억 콜롬비아 페소(약 10억 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리베 투르바이 의원은 1978년부터 1982년까지 콜롬비아 대통령을 지낸 훌리오 세사르 투르바이의 손자다. 1991년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카르텔에 의해 납치 살해된 기자였던 다이애나 투르바이의 아들이기도 하다.
하버드대를 나온 그는 지역 정치로 경력을 쌓은 후 2022년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콜롬비아 대표 우파 정치인으로 평가되며 평소 좌파 정부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인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페트로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통한 노동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자 투표 방식의 위헌 요소를 지적하며 맞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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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베 투르바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어머니가 살해된 장소에서 내년 5월 31일로 예정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 유력 후보로 평가되진 않지만, 대선 캠페인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공천을 노려보겠다는 계획이었다.
콜롬비아에서 정치인이 공격받는 일은 자주 일어난다. 특히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콜롬비아 범죄 조직들이 힘을 과시하거나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해 저명인사를 납치하거나 암살하는 일이 여럿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피격은 많은 콜롬비아인이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