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바이오 전시회인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행사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단순 참가를 넘어 기술력과 파트너십 역량을 겸비한 글로벌 바이오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올해 행사에는 70여 개국에서 약 2만 명이 참석했고 한국 참관객 수는 1300여 명으로 미국을 제외한 국가 중 최다를 기록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 주관한 ‘한국관(Korea Pavilion)’에는 국내 51개 기업이 참여해 위탁생산(CMO), 신약개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플랫폼 등 분야별 기술력과 파이프라인을 전시했다. 전시기간 중 450건 이상의 1대1 파트너링 미팅과 24건의 기술 발표가 진행되며 글로벌 협업 기회를 모색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전방위적인 글로벌 세일즈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시장 초입에 167㎡ 규모 부스를 설치하고 ‘삼성 오가노이드’ 신사업을 공개했다. 오가노이드는 미니 장기를 활용한 약물 테스트 플랫폼으로, 기존 위탁개발생산(CDMO) 중심에서 임상시험수탁(CRO) 영역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을 겨냥한 전략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글로벌 톱20 제약사 중 17곳이 고객사”라며 “고객 기반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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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등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 중심의 기술 역량을 강조했다. 행사 기간 150건 이상의 글로벌 파트너링 미팅을 소화하며, 신약 개발 중심의 전환 전략을 부각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행사 현장에서 수주 성과를 냈다. 영국 오티모 파마와 항체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캠퍼스를 기반으로 생산 역량을 확대 중이며, 국내 송도 캠퍼스와 연계한 이중 생산체계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단독 부스를 처음 운영하며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약 200건의 파트너링 미팅을 통해 기술수출 및 후속 파이프라인 협업 기회를 적극 타진했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은 “혁신신약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십 전략을 적극 알렸다”며 “올해 구체적인 협력 성과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바이오협회, 코트라, 한국거래소,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등이 공동 주관한 ‘코리아 바이오텍 파트너십(KBTP)’에는 글로벌 제약사, 벤처캐피털, 투자기관 등 약 700명이 참석해 한국 기업들과 교류했다.

한편 지난해 행사에 불참했던 중국 기업 일부도 올해 복귀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대형 CDMO는 여전히 불참했지만, 중소형 바이오기업들이 활발히 파트너링에 나섰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중국 기업은 경쟁자이자 협력자”라며 “정치 변수와 무관하게 기술 교류는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과거 중국의 기술을 이야기할 때 의심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아니다”라며 “K-바이오가 3~5년 내 의미 있는 글로벌 성과를 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내년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USA에 한국관 부스를 신청한 상태다. 올해보다 넓은 전시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주요 기업도 부스 참여를 확정했다. 내년 행사에서도 다수의 한국 기업이 전시장 메인 구역을 확보하며 한국 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알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