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황 유리, 스스로 포기할 리 없어”
“폴란드 침공 어렵자 발트 3국으로”

닛케이는 “과거에는 발트해를 접하는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 회랑을 확보하기 위해 폴란드 침공을 모의한다는 견해가 있었다”며 “그러나 폴란드가 빠르게 군비를 확장하면서 섣불리 손을 쓸 수 없게 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소국인 발트 3국을 공략한다는 관측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스토니아는 지형적으로 외세를 방어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전면전이 발생한다면 나토 동맹국들이 개입하기 전에 러시아에 영토 일부를 점령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탓에 러시아가 무모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유럽도 대비하고 있다. 동유럽 당국자에 따르면 이러한 만일을 대비하고자 유럽은 새로 나토에 가입한 북유럽 국가들이 즉시 반격해 러시아 발트 함대를 전멸하고 튀르키예가 동유럽 방어에 가담하는 등 ‘유럽 전체 vs. 러시아’의 구도를 그리고 있다.
이런 가정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유럽 국가들이 빈자리를 메우길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에스토니아를 침공한다면 미국도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국이 조금이라도 망설이면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닛케이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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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에 따르면 나토 회원국조차 지키지 않는 미국을 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일제히 러시아나 중국에 붙을 가능성이 있다. 인도태평양 국가들은 중국에 붙을지 미국에 붙을지를 선택해야 할 상황에 직면한다. 금융시장에선 기축통화인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결과적으로 초강대국이자 세계의 경찰이던 미국의 시대는 저물 수 있다.
러시아를 향한 유럽의 우려는 최근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을 대하는 러시아의 자세에서 비롯된다. 지난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1차 협상은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오히려 러시아는 협상 기간 우크라이나 전역을 드론과 미사일로 타격했다. 그러자 이달 들어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공군 기지 4곳을 기습하며 맞불을 놨다.
닛케이는 “푸틴 대통령은 구소련 영토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황이 불리하지 않은데도 그 시도를 스스로 포기할 리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지켜주지 않으니 러시아와 갈등을 빚지 말자거나 강권 국가와는 중립 외교를 펼치자는 식의 분위기가 조성되면 극우를 기반에 둔 친러시아 정당의 기세가 각국에서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이런 이유로 유럽 수뇌부들은 ‘미국이 없어도 스스로 방어할 강력한 군사력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고 덧붙였다.